흡연과 언론
가끔 신문 또는 인터넷 기사에서 흡연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언급하는 기사들을 보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참고로, 나는 비흡연자다.)
대부분의 기사는 이런 식이다:
"흡연이 폐암 발생 위험을 X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특이한 점은, 폐암 발생 위험의 증가를 상대적으로 설명할 뿐, 실제로 몇%에서 몇%로 증가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기사는 거의 없다. (사실,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내가 세상의 모든 기사를 전부 확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거의" 없다고 표현하겠다.)
왜 그럴까?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흡연자든 비흡연자든 폐암 발생 가능성(%)이 너무 낮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예를 들어,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이 0.1%라고 하자. (당연히 임의로 예를 든 것이다. 실제 수치는 나도 모른다.) 그리고 흡연이 폐암 발생 위험을 10배 높인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봤자, 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은 1%에 불과하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흡연을 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10배로 높아져서 1%가 된다." 라고 기사를 작성하면… 아마 많은 흡연자들이 "생각보다 별로 높지 않네. 그냥 피우자."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어쩌면, 흡연의 위험성이 생각보다 작다고 생각해서 새로이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즉, (확실한 근거가 없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위와 같은 방식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금연을 권장하기 위한 "계도"의 목적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흡연은 나쁜 것이고 금연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만,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면서까지 그러한 계도 행위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