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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공과 과

David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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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20180305

여러 유명 정치인(특히 과거의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 또한 정치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잘한 일도 있고 잘못한 일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박정희 대통령이다. 산업화와 경제성장이라는 "공"이 있는 반면에, 독재와 탄압(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고문과 살인)이라는 "과"가 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의 업적이 그의 과오를 덮고도 남는다고 주장한다.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정확히 반대 주장을 한다.

그런데, 한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공"과 "과"는 서로 상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A라는 사람이 선행을 베풀어 누군가의 목숨을 구했는데, 동일 인물 A가 시간이 흐른 후에 살인을 저질러 또 다른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았다고 해보자. 앞서 한 사람의 목숨을 구했으니, 한 명쯤 죽여도 죄를 묻지 않아야 하는 것일까? 반대로, 한 사람을 죽였으니 앞서 베풀었던 선행은 없어져 버리는 것일까? 아니다. 선행은 선행이고 죄는 죄다. 선행과 악행이 서로 상쇄되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시 박정희로 돌아오면, 그의 업적과 죄악은 공존한다. "공이 더 크니 전체적으로 봐서 좋은 사람이다" 또는 "과가 더 크니 전체적으로 나쁜 사람이다" 따위의 판단은 맞지 않다. 박정희를 예로 들었으나,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인을 무조건 이분법적으로 평가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덮어버릴 수 없다. 이 당연한 사실을 왜 간과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