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의 등급
40대 초반이 되어서 생각해보니, 우리 사회에는 대략 5개의 등급이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분류 기준은 경제력이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등급: 인생에 아무런 걱정이 없는 진짜 부자들이다. (그들도 배부른 고민, 행복한 걱정 따위는 당연히 할 것이다. 그런 건 제외하자. 배부른 고민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이 세상에 걱정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 단, 같은 등급 내에서도 얼마든지 편차는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강남의 건물주를 생각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엄청난 부자다. 그러나, 이 사람이 아무리 부자라 해도, 대기업 오너의 재산에 비교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인생에 아무 걱정 없는 거부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내 기준으로 보면 같은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2 등급: 원래부터 거부는 아니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이룸으로써 생계나 노후 따위는 걱정할 필요 없이 누릴 것 누리면서 사는 계층이다. 변호사, 의사 등의 전문직 또는 그에 준하는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3 등급: 인생에 대한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열심히 살면 생계와 노후를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 직장인 또는 그에 준하는 계층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등급 내에서도 당연히 편차가 있다. 대기업 직원은 이 중에 상위에 속할 것이고, 중소기업 직원은 하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가장 많은 숫자가 속한 등급이 아닐까 한다.
4 등급: 간신히 현재의 생계는 유지하고 있지만, 그 이상은 준비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당장은 버티지만, 코앞의 미래 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바로 삶에 지장이 생기는 계층이다. 비정규직 직장인 이나 알바생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들이다.
5 등급: 당장의 생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계층이다.
기본적으로, 1등급은 보통 사람이 열심히 노력한다고 도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원래 부자로 태어났거나 (Ex: 재벌 2세), 상식을 벗어나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천재이거나 (Ex: 손흥민), 이도 저도 아니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운이 따르지 않는 이상 (Ex: 복권), 일반적인 사람이 범접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일반적인 보통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은 2등급 정도가 한계인 것 같다. 나도 어린 시절부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쉽지만 전혀 그렇게 살지 못했고, 지금은 3등급과 4등급 사이쯤에 위치해 있는 것 같다. 이제는 3등급에 안착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목표가 되어버렸다.
나이가 들수록 후회만 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