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제국의 꿈
역사/전쟁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다. 넷플릭스에서 발견한 <오스만 제국의 꿈 Rise of Empires: Ottoman> 역시 그 범주에 들어간다. 당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리 길지도 않은 시리즈여서 부담 없이 시청을 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뛰어난 수작이다! 덕분에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소재
일단, 기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소재를 선택했다. 세계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고(로마의 멸망과 중세의 종식, 오스만의 부흥), 전쟁사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고(대포를 사용한 성벽 파괴), 단순하게 "영웅 서사" 측면에서만 봐도(메흐메트 2세) 충분히 재미 있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구성
독특한 구성이 몰입감을 상승시킨다. 이 시리즈는 전문가가 설명을 해주는 다큐멘터리 요소와 역사적 장면을 재연한 드라마적 장면이 뒤섞여 있는 구조다. 이것이 특별한 방식은 아니고, 오히려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사용하는 익숙한 방식이다. 그런데, 다른 작품들은 통상 다큐멘터리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드라마적 장면은 이를 보조하는 선에서 삽입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드라마 비중이 훨씬 크다. 전혀 딱딱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드라마 부분 만으로도 충분히 극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여러 전문가의 설명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역할에 국한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드라마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도 정보의 전달 역시 놓치지 않았다.
제작
소재가 좋아도 제작이 부실하면 소용이 없다. 다행히 이 시리즈는 정말 잘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드라마 부분의 퀄리티다. 비슷한 형식의 다른 작품들은 드라마 부분의 중요도가 낮고, 중요도가 낮으니까 결과적으로 그 품질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은 드라마 부분의 중요도가 훨씬 크기 때문에, 그 재연 퀄리티도 블록버스터 전쟁물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왕좌의 게임>에 필적할만한 수준이다. 기대를 뛰어넘는 영상미에 놀라게 된다.
워낙 유명하고, 중요하고, 재미있는 역사적 사건을 최고 수준의 다큐멘터리 & 드라마로 제작했다.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취향에 관계 없이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물론, 나처럼 역사와 전쟁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더더욱 좋은 작품이다.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