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rrupts
"Power tends to corrupt,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 John Dalberg-Acton
요즘 들어 정치에 대해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특정 인물 또는 특정 세력에 대해 실망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느꼈기 때문이다.
인간은 힘을 가지면 타락한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권력을 잡기 전에 가졌던 초심을 온전히 유지할 수 없다. 현재의 진보 정권도 마찬가지고, 과거의 보수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진보가 정권을 유지하든 보수가 정권을 탈환하든, 이 현상은 어차피 반복될 것이고 우리가 그 동안 봐왔던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매우 뛰어난 어떤 정치인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인기를 얻기 위한 가식이 아니라,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명감과 모든 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완벽한 정치인이다. 현 정권에 실망한 많은 이들이 그가 대통령이 되면 여러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그를 지지할 것이다. 그 정치인 역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으로 출마하여 당선이 된다. 그러나, 일단 권력을 잡으면 그 정치인의 모습은 변할 것이고, 이전의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는 그 정치인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자신의 지위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차피 불완전한 존재이고, 힘을 얻었을 때 그 불완전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현재 대통령직에 있는 분이 문재인 대통령이기 때문에 내가 마치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특정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진보든 보수든 그 누구라도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깨트렸던 정치인은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특정인 또는 특정 세력에게 힘을 몰아주지 않으면 다 해결이 되는 걸까? 말은 쉽지만, 이 또한 불가능하다. 현대 국가는 너무나 거대하고 복잡해졌다. 일원화된 지휘 체계가 없이 이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은 대표자를 뽑고 그가 국가를 이끌 수 있도록 권력을 줄 수 밖에 없다. 물론, 독재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견제 장치가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권력이 지도자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요약하면, 특정인에게 권력이 집중될 경우 반드시 문제가 생기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이 구조를 타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누가 권력을 잡든 그다지 달라질 것도 나아질 것도 없다는 뜻이다. 어차피 누가 집권하든 마찬가지라면, 특정 정치인 또는 정당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모두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