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인기가 많다고 해서 질적으로 수준이 높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데 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에서 비슷한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수준이 낮아도 인기가 많을 수 있다. 평면적이고 단순한 캐릭터들과 클리셰로 범벅 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의 졸작이라도, 인기 스타들이 나와서 사랑을 나누고 눈물 나는 신파 좀 보여주다가 부패한 권력자 또는 부자들을 벌하는 통쾌한 장면으로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주면,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좋아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청자의 기호를 잘 파악해서 높은 시청률을 달성한 것 자체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인정받을 만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에서 아반떼가 페라리 보다 훨씬 잘 팔리지만, 그렇다고 아반떼가 페라리 보다 더 좋은 차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건, 어떤 드라마가 그런 식으로 인기를 얻으면 갑자기 무슨 대단한 명작 드라마로 대접받는다. 참 이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