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법의 역설
유도에서 낙법은 상대방의 기술에 걸렸을 때 자신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넘어지는 기본적인 방어법이다. 보통 제대로 낙법을 하면 시원하게 넘어가면서 큰 소리가 난다. 즉, 완벽하게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방어가 잘 된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실제 유도 경기에서 그런 식으로 낙법을 하면 바로 한판패를 당한다는 점이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므로, 기술에 걸렸을 때 낙법을 시도하지 않고 오히려 위험한 자세로 몸을 뒤틀면서 넘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점수를 적게 잃거나, 잘하면 아예 잃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 경기 규칙 자체가 최선의 방어를 하면 패하게 되고, 오히려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면 점수를 잃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당연히 반대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실전성에도 부합하지 않고 선수를 위험에 빠트리는 이런 규칙은 꼭 바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