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20251203

David Shin

격투기와 달리기

Tags: +religion, +기독교, @경쟁

2025-12-03

Sprinter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기독교인으로 살고 있다. 당연히 내 주위에도 독실한 기독교인이 많다. 그러다 보니 종교에 대한 대화를 하게 되는 일이 자주 생긴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타 종교에 적개심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내가 어떤 종교를 믿는다고 해서 타 종교를 공격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그냥 안믿으면 그만이다.

물론, 종교라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배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 관계가 될 수 밖에 없다. (배타성은 종교의 본질이다. 타 종교와 굳이 싸울 필요는 없겠지만, 이를 필요 이상으로 포용하는 종교는 더 이상 종교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경쟁이라 함은, 투기 종목처럼 서로를 직접적으로 공격하여 쓰러트리는 개념이 아니라, 육상 경기처럼 상대방의 경기에 개입하지 않고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집중하여 승부를 가리는 개념이다. 100m 달리기를 하는 중에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면 당연히 실격이다.

종교로 인한 분쟁은 인류 역사에서 끊임 없이 발생해왔다. 중세 십자군 전쟁이 대표적인 예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 어딘가에서 종교로 인해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여러 부수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종교를 육상이 아니라 투기 종목으로 인식하는 어리석음 때문이다.

너무 거창한 얘기지만, 인류 전체에게 슬픈 일이다.